달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 엔돌핀만일까요?
달리고 나면 몸은 지쳤는데 마음은 개운해지는 순간이 있죠. 러너스 하이의 익숙한 설명은 엔돌핀입니다. 그런데 2021년 참가자 63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엔돌핀 등이 작용하는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막아도 달리기 뒤 행복감이 높아지고 불안이 줄었습니다. 논문
새롭게 주목받은 후보는 몸이 만드는 대마 유사 물질,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입니다. 대표 물질인 아난다마이드는 대마 성분과 같은 계열의 수용체에 작용합니다. 몸이 필요할 때 스스로 만들어 기분과 통증 조절에 쓰는 물질입니다. 논문
이번에는 마라톤 내내 따라갔어요
뒤스부르크-에센대 Michael Siebers 연구팀은 이 물질이 긴 달리기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마라톤 주자 19명과 울트라마라톤 주자 36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가 2026년 9월 1일 BMC Medicine에 실렸습니다. 논문

42km 내내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대부분 60분 미만의 운동만 봤습니다. 논문 이번에는 평균 46.2세의 주자 19명이 42.94km를 달리는 동안 0km·14km·28km·결승점에서, 그리고 45분을 쉰 뒤에 한 번 더 피를 뽑았습니다. 논문
아난다마이드는 거리가 늘수록 계속 올랐고, 14km를 넘어선 뒤로는 걷기보다 뚜렷하게 높았습니다. 45분을 쉰 뒤에도 천천히 내려갔을 뿐 여전히 높았습니다. 논문 운동이 끝나면 빠르게 떨어진다고 보던 기존 설명과 다른 결과입니다. 논문 2-AG 라는 다른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마라톤 후반과 회복 초기에 올랐습니다. 논문
230km보다 42km가 높았습니다
두 번째 연구는 TorTour de Ruhr 대회에서 100km·160km·230km를 완주한 36명을 봤습니다. 세 거리 모두에서 아난다마이드가 출발 전보다 올랐습니다. 논문
그런데 마라톤 직후와 울트라마라톤 직후를 견주자 마라톤 쪽이 더 높았습니다.
- 마라톤 42km
- 울트라 100~230km
| 항목 | 마라톤 42km | 울트라 100~230km |
|---|---|---|
| 아난다마이드 | 32 ng/mL | 17 ng/mL |
| 2-AG | 2 ng/mL | 2 ng/mL |
출처: BMC Medicine (2026)
저자들은 운동 강도의 차이로 설명했습니다. 마라톤은 대개 무산소 역치에 가까운 강도로 달리는 반면, 울트라마라톤은 훨씬 낮은 강도로 오래 갑니다. 논문 걷기에서 상승 폭이 작았던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달린 시간뿐 아니라 강도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두 대회의 참가자와 조건이 달라 거리만의 효과를 비교한 실험은 아닙니다. 추정
달리는 동안 기분도 달라졌어요
마라톤을 달린 19명은 걷기 때보다 행복감이 높았고 후반부에 불안이 낮았으며 28km를 지나면서 통증이 늘었습니다. 논문 울트라마라톤에서는 통증이 늘고 불안이 줄었지만 행복감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논문
러너스 하이를 실제로 느꼈느냐는 물음에는 마라톤 참가자 19명 중 3명, 울트라 참가자 36명 중 12명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논문 혈중 물질의 증가와 스스로 느끼는 황홀감이 꼭 나란히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댓글
로그인 없이 닉네임과 비밀번호만으로도 남길 수 있어요.
로그인하면 비밀번호 없이 쓰고 지울 수 있어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