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흐린 물에 사는 코끼리코물고기는 눈으로 앞을 보지 않습니다. 몸에서 약한 전기를 쏘고, 주변 물체가 그 전기장을 어떻게 일그러뜨리는지를 읽습니다. 박쥐가 소리로 하는 일을 전기로 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곤란한 문제가 있습니다. 자기가 쏜 전기가 자기 감각기관을 가장 세게 때립니다. 밖에서 오는 약한 신호는 그 아래 묻힙니다. 이 물고기는 매번 스스로 눈이 머는 셈입니다.
뇌가 자기 신호를 지웁니다
해법은 빼기입니다. 뇌가 "지금 내가 쏜 전기 때문에 이런 감각이 올 것"이라고 미리 예측해 두었다가, 실제로 들어온 것에서 그만큼을 뺍니다. 남는 것이 밖에서 온 신호입니다. 소음 제거 헤드폰과 같은 방식입니다. 논문
문제는 그 예측이 고정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물의 온도가 바뀌고 몸이 자라고 자세가 달라지면 자기 신호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빼기는 계속 다시 배워야 합니다.
컬럼비아대 저커먼연구소 연구진이 그 학습이 어디서 일어나는지를 보려고, 전기수용엽이라는 부위를 전자현미경으로 찍어 시냅스 단위까지 재구성했습니다. 논문은 2026년 9월 2일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논문
두 가지 속도로 배웁니다
회로를 펼쳐 보니 학습을 맡은 세포가 한 종류가 아니었습니다.

| 역할 | 세포 | 성질 |
|---|---|---|
| 빠른 학습 | 중간 신경절세포 | 변화에 금방 맞춤. 잡음에도 따라 흔들림 |
| 느린 학습 | 출력세포 | 늦지만 안정적. 흔들림을 붙잡아 줌 |
연구진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보도
"빠른 세포는 빨리 배울 수 있지만 무작위적이고 덜 일관된 잡음에 더 취약합니다. 느린 세포는 안정을 제공해, 결국 일관되게 방해가 되는 신호를 지우도록 돕습니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빠르게만 배우면 우연한 잡음까지 배워 버리고, 느리게만 배우면 물이 바뀌었을 때 따라가지 못합니다. 회로는 그 둘을 겹쳐 놓았습니다.
연결이 아무렇게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두 종류의 세포가 이어지는 방식에도 규칙이 있었습니다. 빠른 학습 세포는 부호에 따라 갈라져, 한쪽은 켜짐 신호를 담당하는 출력세포를, 다른 쪽은 꺼짐 신호를 담당하는 출력세포를 억제합니다. 두 갈래는 서로도 억제합니다. 논문
저자들이 앞서 공개한 프리프린트에는 이 규칙이 얼마나 철저한지를 보여 주는 숫자가 있습니다.
7,661개
주석 단 출력 시냅스
빠른 학습 세포 기준
1,155개
재구성한 상대 세포
3,989개 중 1개
규칙의 예외
빠른 학습 세포에서 출력세포로
AI 가 못 푸는 문제와 같은 자리
인공 신경망에는 오래된 골칫거리가 있습니다. 새 과제를 배우면 앞서 배운 것을 덮어써 잃어버립니다. 파국적 망각이라고 부릅니다. 사람이 자전거를 배운다고 수영을 잊지는 않는데, 신경망은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이 회로가 다루는 것이 같은 문제입니다. 계속 새로 배워야 하는데, 배울 때마다 이전의 안정을 무너뜨리면 안 됩니다. 물고기가 쓴 방법은 학습 속도가 다른 두 층을 함께 두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 논문이 AI 모델을 만들어 시험한 것은 아닙니다. 물고기 뇌의 배선을 밝힌 연구이고, AI 와의 연결은 그 구조가 시사하는 바입니다. 이 구분을 지키는 편이 좋겠습니다. 추정
왜 이 물고기인가
- 회로가 작고 목적이 뚜렷합니다. 자기 신호를 지운다는 한 가지 일을 하므로, 학습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가 분명합니다.
- 소뇌를 닮았습니다. 논문 제목이 "소뇌 유사 회로"인 이유입니다. 사람의 소뇌도 예측과 관련된 학습을 합니다.
- 정답을 알 수 있습니다. 지워야 할 신호가 무엇인지 실험자가 알고 있으므로, 뇌가 얼마나 잘 지웠는지 잴 수 있습니다.





댓글
로그인 없이 닉네임과 비밀번호만으로도 남길 수 있어요.
로그인하면 비밀번호 없이 쓰고 지울 수 있어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댓글 남기기